KOICA 개발협력 사회인사들, 피지서 봉사하며 구슬땀
불법주거지역 유치원 등서 벽화 그리고 화초도 심어
(수바<피지>=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발협력 사회인사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남태평양 피지의 수도 수바에 있는 불법주거지역 무아니바투 내의 '드림 유치원'을 찾아 건물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등 봉사활동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KOICA 홍보대사인 산악인 엄홍길과 홍보전문위원인 김인기 SBS 논설위원, 박인섭 KBS 해설위원, 이진숙 대전 MBC 사장, 김지은 MBC 심의국장 등 언론인, 홍인표 대전을지대 성형외과 교수, 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등 학자, 임무영 대전고검 검사, 김철균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박민영 더 화이트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등이 '2016 개발협력 사회인사 단기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현지를 방문한 것이다.
이들은 수바 시내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달려 무아니바투 지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불법거주 지역으로 400여 가구가 가건물을 짓고 모여 산다. 당연히 유치원은 없었지만 지난해 양삼규(58)·구방미(48) 씨가 '드림 유치원'을 세우면서 5∼6살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 3명이 60명의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곳이다.
단원들은 준비해 간 학용품과 축구공·배구공, 장난감 그리고 구충제를 유치원에 전달했다. 또 한국에서 공수한 과자와 음료수 등 간식을 나눠줬으며, 유치원 한가운데 그네와 사다리 등 놀이기구도 설치해 줬다. 이날 전달한 선물과 물품 등은 단원들이 직접 구매했거나 KOICA 피지사무소가 마련한 것이다.
봉사단원들은 아이들이 선보인 한국 전통무용 등 재롱잔치를 보고 난 뒤 유치원 건물 외벽에 무지개색 페인트를 칠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스꽝스러운 그림도 그렸다.
엄홍길 대장은 유치원 정문에 태극기를 꽂으며 "어린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서 한국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양삼규 원장은 "현지 주민의 요청으로 유치원을 열었는데, 이 나라 정부는 50%만 지원하고 나머지 운영비는 우리가 마련한다"며 "무료로 다니는 유치원이어서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손님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주니 고맙고 감사하다"며 좋아했다.
봉사단 단장인 김인기 논설위원은 "아이들이 밝게 자라 이 나라의 기둥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원색의 페인트를 골라 벽에 칠했다"며 "어린이들과 마을 주민이 벽화를 보며 '한국과의 우정'을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단원들은 앞서 7일 오후 수바 시내 남부아학교에 있는 수바한글학교를 방문해 도서관에 영어 도서를 기증했다. 이어 도서관 벽면에 벽화를 그리고 'Big Dream in Small Library'(큰 꿈이 있는 작은 도서관)라고 새겼다.
23년 전 문을 연 한글학교에는 유치부·초등부·중등부·고등부·일반인 등 8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기증한 책을 도서관 책꽂이에 꽂아주고, 4천 여권의 책을 정리해 준 엄홍길 대장은 30여 명의 학생에게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주제로 특강도 했다.
김현원(여) KOICA 피지사무소장은 "우리가 피지에 사무소를 다시 여는 것에 맞춰 한글학교와 유치원 봉사활동을 기획했다"며 "개발협력 인사들이 이틀 동안 이 나라에서 흘린 구슬땀은 훗날 양국 우호증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9/08 08:29 송고